국내 건설사, 주택규제와 코로나 속 신사업 경쟁 활발

“미래 먹거리 찾아라” 건설사發 신사업 경쟁 재점화
헤럴드경제 (news.heraldcorp.com/view.php?ud=20200908000859)
정부의 주택시장 규제 강화와 전세계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로 국내 주요 건설사들이 내우외환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 신재생에너지·친환경·4차 산업혁명 분야와 같은 '미래 먹거리 사업' 진출이 활발해지는 모습이다.
"진입 수월하고 이미지 제고"
신재생에너지·친환경 사업 '각광'
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SK건설은 지난 3일 경기 화성시 장안면 노진리 일대에 아시아 최대 규모의 화성 고체산화물연료전지(SOFC) 발전소를 준공했다. 총 7017㎡규모로 조성됐으며 19.8㎿(메가와트) 규모다. 2040년 4월까지 약 20년간 운영된다. 고체산화물연료전지는 수소를 비롯한 고체산화물을 연료로 전력을 생산하는 시스템으로, 차세대 발전 시설로 주목받고 있다.
또한 SK건설은 최근 국내 최대 환경플랫폼 기업은 EMC홀딩스를 인수하며, 향후 리유즈(Reuse)·리사이클링(Recycling)* 등의 기술을 적극 개발하고 기술력 중심의 친환경 기업으로 성장해나가겠다는 방침이다.
* Reuse(재사용)와 Recycle(재활용)의 차이점은 자원을 추가 가공 없이 기존 형태대로 사용하는지의 여부. Reuse는 재가공에서 발생하는 환경 부담이 없다는 장점이 있음. Reduce(폐기물 감량)와 Refuse(환경 부담 큰 제품의 구매 거절)까지 묶어 3R, 4R로 표현하기도 함.
대우건설은 지난 7월말 전기차 충전기 전문기업 휴맥스EV의 지분 19.9%를 매입하면서 스마트 에너지 시장에 진출했다. 이번 투자를 기반으로 충전 인프라 생태계 구축, 부지 건축을 통한 에너지저장장치(ESS)* 연동 복합 충전 시설 건립, V2G** 양방향·에너지 수요관리 시스템 운영 등 친환경 에너지 관련 분야에 사업을 펼칠 예정이다.
* 에너지저장장치(ESS): 생산된 전기 에너지를 미리 저장해 두었다가 전력이 필요할 때 공급해주는 장치.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의 효율적 공급과 위급상황시의 폭발적 수요 조절 효과가 있음.
** V2G: Vehicle To Grid의 약자로, 자동차에서 전력망으로 전기를 재송전하는 기술. 전기차 배터리를 평소의 주행 목적뿐만 아니라 피크 시간대에 전기를 되파는 목적으로 활용함으로써 전기차 소유주 개인이 직접 이익을 낼 수 있음.
현대건설도 친환경·에너지 신사업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수소연료전지* 발전·해상풍력·조류발전·오염토 정화사업을 추진 중인 가운데 '그린 바이오 스마트시티'도 개발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 수소연료전지: 화석연료에서 추출된 수소를 연료로 공급해 공기 중의 산소와 반응시켜 전기와 열 에너지를 생산하는 것으로, 에너지 효율이 높으며 친환경적임.
GS건설은 올해 초 리튬이온 배터리* 리사이클링 사업에 본격 진출했다. 이 시설을 통해 니켈·리튬 등 핵심 소재를 회수해 자원 낭비와 환경 오염을 막고 수입 대체 효과까지 누릴 것으로 기대된다. 롯데건설 역시 하수처리 과정에서 바이오가스**를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등 수처리 사업 관련 시공과 연구개발(R&D)에 다각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 리튬이온 배터리: 다른 배터리에 비해 가볍고 높은 에너지 밀도로 고용량, 고효율 구현이 가능. 스틱형 무선청소기와 같은 소형 가전부터 IT 디바이스, 전동공구, ESS, 전기차까지 넓게 활용됨.
** 바이오가스: 음식물 쓰레기, 분뇨 등의 바이오매스를 원료로 생산되는 메탄, 수소 가스.
한양은 이달 중 전남 여수에 동북아 액화천연가스(LNG)* 허브 터미널 작공을 통해 'LNG 트레이딩' 사업에 본격 뛰어든다. 2030년까지 세계 최대 상업용 허브 터미널을 건설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 액화천연가스(LNG): 천연가스를 정제하여 만든 메탄을 냉각하여 액화시킨 것. 부피가 작아 운반이 용이하며 대기 오염을 방지하는 장점을 가짐.
이처럼 건설사들이 신재생에너지에 주력하는 이유로는 기존 에너지 플랜트 사업 등을 통해 관련 분야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진입장벽 역시 다른 업종 대비 낮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친환경 사업을 통해 기업 이미지 개선에 효과적이고, 최근 정부에서 그린 뉴딜* 정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점도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은 부분이다.
* 그린 뉴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성장을 위한 한국판 뉴딜의 한 축으로서, 저탄소·친환경 녹색경제로의 전환을 지향함.
"기존 사업과 시너지"
4차 산업혁명·금융 분야 등 주목
4차 산업혁명과 금융 관련 분야의 경우 기존 주택사업 등에 활용할 경우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되면서 건설사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 7월 현대로보틱스와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사업화 진행에 나섰다. 각자 장점을 가진 실내외 자율주행 기술을 접목할 예정이며, 완공된 아파트·오피스 등의 입주고객들에게 택배 운송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모바일 서비스 로볼 사업도 함께 검토할 에정이다.
대우건설은 드론 전문기업인 '아스트로엑스' 투자에 나섰다. 향후 건설현장에 활용되는 모든 드론의 비행 정보 및 건설현장 영상을 빅데이터로 활용해 현장 전체의 자재, 시공현황, 변동사항 등을 자동으로 분석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호반건설도 액셀러레이터 법인인 '플랜에이치벤처스'를 설립하고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해 스타트업 투자와 육성, 인수합병(M&A) 등 다각도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건설사들의 리츠(부동산 투자 신탁) 사업 진출도 활발해지고 있다. 호반그룹은 '호반AMC'에 대한 예비 인가를 국토교통부에 신청했다. 대림산업은 2016년 국내 건설사 최초로 리츠 자산 관리 회사인 대림AMC를 설립해 기업형 임대주택 분야 등에서 활발한 사업을 전개 중이다. 대우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 역시 적극적으로 리츠 사업에 뛰어들었다.
* 리츠: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모은 자금을 부동산, 부동산 관련 증권등에 투자·운용하고 그 수익을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부동산 간접투자방식
업계 관계자는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올해 상반기 주요 건설사들은 현금성 자산에 대한 선제적 확보에 나선 바 있다"며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이 신사업 투자에 활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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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에도 제 3의 길을 찾아 발빠르게 움직이는 많은 기업들이 있다. 다각화 사례만 모아놓고 보니 학부 때 배운 다각화 전략을 복습하는 느낌이다. 관련 다각화건 비관련 다각화건 중요한 것은 핵심역량의 이전·공유 가능 여부이다. 건설사들은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경우 기존 에너지 플랜트 사업 역량을 활용해 진입비용을 낮추고 새로운 경쟁자에 대한 진입장벽을 구축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 분야의 경우 산업의 매력도가 원체 높아서 진입비용에 대한 부담이 있어도 전략적 투자 및 연구를 통해 기존 사업과의 융합 가능성을 찾아야 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인프라 및 IT 융합 산업에 집중하는 것이 기업들의 한 가지 유망한 돌파구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