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 아메리카노'에 자리 빼앗긴 국내 아이스크림 업계, 대응 전략은?
- 올해 여름, 연이은 장마로 비교적 시원했죠. 아이스크림 업체에게는 큰 악재였습니다. 그런데 날씨와 관계없이, 아이스크림 시장이 5년째 침체 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업계에서는 대표 여름 간식으로서의 아이스크림의 자리를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뺏어갔다고 분석합니다. 오늘은 국내 아이스크림 시장 침체 상황, 그에 맞서 업체들이 어떤 전략을 취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뚝뚝 녹는 아이스크림 시장…빙과업계, '할인점' 반전카드 될까
2020.09.11 UPI뉴스 (www.upinews.kr/newsView/upi202009110075)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아이스크림 소매시장 규모는 1조4252억 원으로 2018년 대비 14.3%(2040억 원) 축소됐다.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다. 최근 국내 빙과시장은 2015년 2조184억 원으로 정점을 찍은 이래 꾸준히 역성장하고 있다. 5년 동안 40% 이상 시장 규모가 줄어든 것이다.
특히 여름철 성수기인 3분기 매출이 예전만큼 못하다는 점이 뼈아프다. 지난해 3분기 소매점을 통해 팔린 빙과류는 482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 감소했다. 연간 매출 감소율의 두 배 이상으로, '여름 대표 간식'이라는 이미지가 희석되는 것이다.
빙과시장 축소는 관련 기업의 매출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올 상반기 롯데푸드의 빙과류 매출은 1997억 원으로 1년 전보다 13% 줄었다. 같은 기간 빙그레는 1719억 원으로 8% 감소했다. 해태제과는 아이스크림 사업 매각을 추진 중*이다.
* 이미 해태아이스크림은 빙그레에 매각 완료되었습니다. 아래에서 아이스크림 시장 재편에 대해 이어 분석하겠습니다.
이런 소비 감소는 '아메리카노'로 대표되는 커피 시장이 성장한 영향이 크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국내 커피 시장 규모가 2018년 6조8000억 원에서 2023년에는 8조 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분석했다. 스타벅스는 지난 2분기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54% 늘었다.
프리미엄 아이스크림을 선호하는 소비자의 기호 변화도 주된 이유다. 국내 시장에 진출한 글로벌 업체가 이를 주도하고 있다. 떠먹는 아이스크림 절대 강자인 배스킨라빈스와 하겐다즈가 시장을 이끄는 가운데 지난해 말에는 세계 파인트 아이스크림 1위 벤앤제리스가 국내에 진출했다. 미국 저칼로리 아이스크림 브랜드 헤일로탑도 가세했다.
한 빙과업체 관계자는 "커피 시장 성장과 식문화의 변화 등으로 아이스크림 시장 자체가 축소되고 있다"며 "올해는 역대 최장 장마 등으로 날씨마저 도와주지 않아 매출 감소는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토로했다.
국내 업체들은 신규 브랜드 또는 리뉴얼을 통해 반전을 꾀하고 있다. 롯데푸드는 지난 8월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프라임'을 출시했다. 같은달 빙그레는 고급 브랜드 '끌레도르' 리뉴얼 작업에 나섰다. 떠먹는 아이스크림 브랜드 '나뚜루'는 구독 서비스를 내놨다.
특히 급성장한 무인 아이스크림 할인점에 기대를 걸고 있다. 무인 할인점은 대형마트, 체인형 슈퍼마켓, 편의점 등 아이스크림 소매 채널이 축소하는 가운데 나홀로 성장하고 있다. 빙과업계는 올해 전체 매출의 15~20%가량이 할인점에서 나올 것으로 본다. 빙과업계 관계자는 "전체 판매 채널 중에서 아이스크림 할인점은 유일하게 성장하고 있다"며 "새로운 판매 경로가 생기면서 소비자가 다양한 상품을 접할 수 있게 돼 빙과시장 확대에 기여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 무인 아이스크림 할인점뿐만 아니라 해외 수출 확대도 침체기를 극복하기 위한 방편으로 이어졌습니다.
아이스크림 수출 사상 최대…얼어붙은 내수 대신 해외서 활로
2020.08.16 매일경제 (www.mk.co.kr/news/business/view/2020/08/842766/)
지난해 국내 빙과업체들의 아이스크림 수출액이 사상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나 침체에 빠진 내수 시장의 '돌파구'가 될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16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아이스크림 및 빙과류(HS코드 2105.00) 수출액은 5천418만2천달러(약 642억원), 수출량은 1만6천302t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올해 1∼6월 상반기도 수출액 3천471만3천달러(약 411억7천만원)를 기록해 작년 동기 3천232만7천달러(약 383억3천만원)보다 7.38% 증가했다. 하반기 실적에 따라 올해 역시 최대 수출액 경신을 기대해볼 수 있는 분위기다.
수출 대상국별로 보면 미국이 선두를 달렸고, 중국·베트남·캐나다·필리핀 순으로 나타났다.
(...) 이런 상황에서 빙과업계는 그나마 수출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고무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빙과 시장 '톱 2'인 롯데제과와 빙그레가 수출을 주도하고 있다. 롯데제과는 중국에 '설레임', 러시아에 '더블비얀코'·'스크류바'·'죠스바', 북미 지역에 '월드콘'·'수박바' 등을 내다 팔고 있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올해 초부터 빙과 신규 거래처를 적극적으로 넓히고 있다"며 "올해 상반기 수출액은 작년 동기 대비 40% 이상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빙그레는 대표 제품 '메로나'를 앞세워 미국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빙그레의 아이스크림 해외 매출은 2017년 210억원에서 2018년 250억원, 지난해 330억원 등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빙과류 수출액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0%가량 증가했다. 빙그레는 특히 2016년 미국 전역에 체인망을 갖춘 대형 유통채널 '코스트코'에 메로나를 입점시키면서 판로를 확보했다. 메로나는 현재 미국 전역의 코스트코 매장에서 팔리고 있다. 또 지난해 베트남에 현지 판매 법인을 설립하고 '붕어싸만코' 등의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빙그레 관계자는 "현지 법인을 통한 영업과 마케팅 강화가 성장의 주요 원인"이라며 "올해도 그러한 성장세를 이어가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 아이스크림 시장에서 '무인 아이스크림 할인점 증가' 이외에도 '빙그레의 해태아이스크림 인수'라는 이벤트가 있었습니다. 이로 인해 시장이 어떻게 재편되고 있으며, 내수 침체 극복 방안으로서 기업들이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가장 큰 특징은 신규 구독 서비스 런칭이네요.
[유통 맞수] 해태아이스크림 품은 빙그레, 롯데와 '양강' 체제... 프리미엄으로 격돌
2020.10.06 조선비즈 (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20/10/05/2020100502827.html)
국내 아이스크림 시장이 ‘롯데vs빙그레’ 양강 구도로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해태를 품은 빙그레가 선두에 있는 롯데그룹 계열사(롯데제과·롯데푸드)를 바짝 추격하면서 업계 1위 자리를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해태와 결합한 빙그레는 점유율 40%로 단일 회사 기준으로 업계 선두에 올랐다. 시장 조사기관 닐슨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국내 빙과시장 점유율은 롯데제과가 32.5%로 1위고, 빙그레(27.9%), 롯데푸드(14.1%), 해태아이스크림(12.1%)이 뒤를 잇고 있다. 하지만 아직 롯데제과와 롯데푸드를 합친 점유율(46.6%)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매출액 측면에서도 양측의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지난해 롯데제과의 빙과 매출액은 5000억원으로 업계 1위였다. 같은 기간 빙그레의 빙과 매출액은 3000억원, 해태아이스크림의 빙과 매출은 1800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를 합치면(4800억원) 롯데제과와 비슷한 수준이 된다.
빙그레는 해태아이스크림의 브랜드 가치 등을 고려해 합병이나 사명 변경 등은 검토하지 않을 방침이다. 또 기존 해태 제품의 해외 수출 확대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아이스크림 및 빙과류 수출액은 5418만2000달러(약 642억원), 수출량은 1만6302톤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올 상반기에도 작년 동기 대비 7.38% 성장했다. 빙그레 관계자는 "국내 아이스크림 기업 중 해외 수출 규모가 가장 큰 만큼, 기존 판로를 활용하면 해태 제품을 선보이기 용이할 것"이라고 했다.
빙그레는 이번 결합으로 식품 업계 ‘매출 1조 클럽’에 가입하게 됐다. 지난해 연결 기준 빙그레의 매출은 8783억원으로 전년대비 2.7% 증가했다. 여기에 해태아이스크림 매출(1800억원)을 더하면 1조원을 넘는다. 빙그레 매출이 1조원을 넘어서는 건 창사 이래 처음이다. 경쟁사인 롯데푸드(1조7000억원)는 지난해 1조 클럽 명단 8위에 이름을 올렸다.
(...) 빙그레와 해태의 결합도 시장 침체가 원인이다. 빙그레가 인수한 해태아이스크림은 해태제과식품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제과 부문에 사업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최근 수년간 영업적자를 기록하던 아이스크림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올해 초 설립한 회사다. 공정위는 해태아이스크림이 이번 결합을 통해 경영 정상화 기회를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는 신제품 출시와 마케팅 전략 차별화 등으로 활로를 찾고 있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소비자 니즈에 맞춘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기존 히트 상품이 계속 잘 팔릴 수 있도록 마케팅 전략을 다양화할 것"이라고 했다. 특히 프리미엄 소비자를 겨냥한 마케팅에 주력한다. 롯데제과의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브랜드 ‘나뚜루’는 지난 7월부터 구독 서비스 ‘월간 나뚜루’를 운영하고 있다. 한 달에 한 번 다양한 나뚜루 제품을 받아 볼 수 있는 서비스로, 나뚜루 브랜드 매니저가 매달 다른 주제를 적용해 엄선한 제품을 보내준다. 지난 5월에는 국내 아이스크림 중 최초로 비건(채식주의) 인증을 받은 제품을 출시했으며, 타 브랜드와 협업한 한정판 제품을 선보이거나 예술 작품을 용기 디자인에 적용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롯데푸드 역시 프리미엄 제품을 강화하고 있다. 롯데푸드는 지난 8월 프리미엄 바닐라 아이스크림인 ‘프라임’을 새롭게 선보이고, 출시 기념 이벤트로 구매자 중 당첨자 3명에게 그랜저, 소나타, 아반떼를 1대씩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이밖에 고급 과일 콘셉트를 적용한 델몬트 빙과 라인 신제품도 선보일 예정이다.
이에 맞서 빙그레도 프리미엄 브랜드 ‘끌레도르’의 전면 리뉴얼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앞서 빙그레는 올해 끌레도르의 새 모델로 배우 김태희를 발탁하는 등 스타 마케팅을 강화하고 제품 라인업을 확대 중이다. 구독 서비스도 선보인다. 오는 8일 정식 서비스를 앞두고 끌레도르 공식 사이트를 통해 구독 신청을 받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과거 아이스크림은 주로 더위 해소용으로 소비됐지만, 최근에는 디저트로 즐길 수 있는 프리미엄 제품의 수요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원료나 포장 용기 등을 고급화한 제품 개발과 관련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스크림도 월간 구독하세요!’…배스킨라빈스 등 아이스크림 구독 서비스
2020.10.22 디지틀조선일보 (digitalchosun.dizzo.com/site/data/html_dir/2020/10/22/2020102280093.html)
(...) 배스킨라빈스는 아이스크림 구독 서비스 ‘핑크 버드(PINK BIRD)’를 론칭했다. ‘핑크 버드’는 배스킨라빈스를 상징하는 색상인 ‘핑크’와 신제품을 남들보다 더 빨리, 합리적인 가격에 구입하는 ‘얼리 버드 프로모션’의 의미를 담았다.
‘핑크 버드 구독팩’은 다음달에 판매될 신제품 아이스크림을 파인트 사이즈로 미리 제공하는 ‘신제품 구독팩’과 체리 쥬빌레, 민트 초콜릿 칩, 뉴욕 치즈케이크 등 베스트셀러 아이스크림 7종 중 하나를 474ml의 넉넉한 용량으로 제공하는 ‘레디팩’으로 구성됐다. 비용은 제품 정가인 월 17,400원에서 15% 혜택을 적용한 월 14,700원이다. 신청은 10월 28일까지 해피포인트와 해피오더 어플리케이션(이하 해피앱과 해피오더앱)에서 가능하며, 10월 29일부터 31일까지 고객이 지정한 날짜와 시간에 배송된다.
배스킨라빈스에 앞서 지난 7월, 롯데제과는 한 달에 한 번 다양한 나뚜루 제품을 받아 볼 수 있는 아이스크림 구독 서비스 ‘월간 나뚜루’를 선보였다. 매월 다른 테마를 적용, 그에 맞는 제품들을 나뚜루 브랜드 매니저가 엄선해 제품 구성을 달리한다. 이용자의 호기심을 위해 구성 내용은 제품을 받을 때까지 비공개로 진행된다.
또 빙그레는 자사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끌레도르’의 브랜드 단독 홈페이지를 오픈하고 정기 구독 서비스를 지난 8일부터 개시했다. 최근 소비자들의 언택트 구매가 늘어나는 점에 착안하고 성장하는 온라인 시장에서의 판매 확대를 위해 시작된 이번 끌레도르 정기 구독 서비스는 ‘매달 집으로 찾아오는 감동’이라는 콘셉트로 마련됐다. 소비자가 서비스를 신청하면 3개월간 한 달에 한번, 매번 다른 테마로 다양하게 구성된 끌레도르 아이스크림 제품과 사은품을 받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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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그레와 해태아이스크림의 만남으로 (1) 국내 톱 2 업체 간 경쟁구도 강화 (2) 제품 역량 강화 (3) 프로모션 확대 등이 예상됩니다. 제과업계와 더불어 빙과업계도 이종상품 간 결합으로 브랜드 확장 차원에서의 이색 상품을 많이 선보여 왔는데요. 코로나로 인해 제과업계가 특수를 누렸다는 점과 비교하면 아이스크림 업계는 덜 주목받은 편이네요. 그나마 무인 할인점 증가로 돌파구를 찾아왔지만, 해당 유통채널 자체가 비교적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어느 업체에게나 강력한 한방이 필요해 보입니다.
그 전략 중 하나로서의 프리미엄 제품 전략. B2C 시장의 어느 영역에서나 프리미엄 제품 선호와 가성비라는 양극화 트렌드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다만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영역에서는 하겐다즈가 워낙 1위로서의 강력한 포지션을 차지하고 있어서, 업체들은 제품이 '어떤' 프리미엄을 갖고 있는지 명확히 제안할 필요가 있겠네요.
몇 년 이내에 해태아이스크림이 빙그레 수출 역량에 힘입어 외국 소비자들 입맛을 사로잡았다는 기사를 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며 마무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