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은 특별하게 실천은 평범하게
몇 번의 실패를 겪으며 생각했다. 나는 특별한 사람일까?
고등학교 문학 교과서에 실린 서정인의 '강'의 한 장면이 요즘 문득 떠오른다. 대학생인 주인공은 여인숙에서 우연히 주인집 아들을 만나 이런 말을 마음속으로 건넨다.
' 너는 아마도 너희 학교의 천재일 테지. 중학교에 가선 수재가 되고, 고등학교에 가선 우등생이 된다. 대학에 가선 보통이다가 차츰 열등생이 되어서 세상으로 나온다. 결국 이 열등생이 되기 위해서 꾸준히 고생해 온 셈이다. (...) '
문학소녀도 아니었는데 소설 속 한 장면이 마음 깊이 남은 것도, 취준생의 나이가 되어서까지 여전히 곱씹어보게 되는 것도 다 맹렬하게 닥쳐오는 현실의 중압감을 지독하게 맛볼 수 있는 장면이기 때문이다. 다만 곱씹는 마음은 다르다. 어릴 때는 스스로에게 경종을 울리는 것에 가까웠다. '나는 뭔가 다를 거야. 저게 전부는 아니겠지. 다만 정말 특별한 사람이 되기 위해선 많은 노력이 필요할 거야.' 현재는 그때의 판단이 틀렸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에 마음이 저릴 따름이다.
그래서 스스로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고민이 되기 시작했다. 특별하게 바라보며 늘 담대한 꿈을 꾸고 스스로를 부추겨야 할지, 한낮 평범한 인간에 지나지 않음을 인식하고 그 위에서 앞날을 그려봐야 할지. 이런 물음에 대해 주변 사람들의 답은 늘 달랐다. 둘 다 틀린 시각이 아닐뿐더러 평범함/특별함의 가치를 나누는 것이 굉장히 주관적이기 때문이다. 다만 오늘 가장 정답이라 생각하는 답을 친구와의 대화에서 찾았다.
" 생각은 크게 하면서 실천은 현실적으로 하면 되지 않을까? "
급히 공책을 꺼내 친구의 생각을 받아적고 크게 동그라미를 쳤다. 나라는 사람을 만들어나가기에 가장 적합한 태도다.
같은 페이지 바로 위엔 해외 유학에 관해 교수님께 상담받은 내용이 적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