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 브랜딩으로 도약 시도
철강업계, 이제는 브랜드 시대… 마케팅 경쟁 뜨거워진다
2020.09.14 뉴데일리경제 (biz.newdaily.co.kr/site/data/html/2020/09/14/2020091400087.html)
기가스틸·이노빌트·H CORE·울트렉스·럭스틸·듀라 등 브랜드 다양화
고강도강·내진 철강재·강건재·컬러강판·공구강 등 제품활용 세분화
생존을 위한 치열한 마케팅 시대로 전환, B2B도 변하는 추세 반영
대표적 B2B 업종인 철강업계가 차별화된 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제품별 브랜드 론칭을 통해 세분화 전략을 펼치고 있는 것. 14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세아제강 등 국내 주요 철강사들이 철강제품을 잇따라 브랜드화하면서 B2C 못지않은 마케팅 전쟁이 전개되는 양상이다.
철강제품의 가장 대표적인 브랜드가 포스코의 기가스틸이다. 기가스틸은 1㎟ 면적당 100㎏ 이상의 하중을 견딜 수 있는 고강도 강판이다. 양쪽 끝에서 강판을 잡아당겨서 찢어지기까지의 인장강도가 980MPa(1기가파스칼) 이상이어서 ‘기가스틸’로 불리운다. 여러가지 용도로 사용이 가능하지만 프리미엄 자동차용 강판으로 자리매김했다. 알루미늄 등 대체소재에 비해 경제성과 경량화는 물론 높은 강도로 안전성 측면에서 우수하다. 가공성도 우수하기 때문에 알루미늄 부품보다 더 복잡한 형상의 제품도 구현할 수 있다. 포스코는 기가스틸 전용 강판공장을 준공한 지난 2017년 처음으로 자동차강판 판매량이 900만톤을 돌파했다. 2018년과 2019년에는 각각 915만톤, 900만톤을 기록하며 고부가가치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
이노빌트는 강건재 시장을 타깃으로 한 브랜드이다. 포스코는 2019년 11월 고객사와 함께 강건재 통합브랜드인 ‘이노빌트(INNOVILT)’를 선보였다. 건설시장에서의 철강제품 차별화를 위해서다. 강건재는 빌딩, 주택과 같은 건축물이나 도로나 교량 등 인프라를 건설하는 데 사용된 철강제품을 말한다. 이노빌트(INNOVILT)는 혁신의Innovation, 가치의 Value, 건설의 Built를 결합한 합성어로, 친환경성과 독창성을 담은 미래기술 혁신을 통해 강건재의 가치를 높이겠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현대제철도 차별화된 브랜드 론칭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2017년 11월 내진 철강재 브랜드인 'H CORE'를 론칭했다. 내진 철강재를 통해 안전가치 중요성을 부각시키기 위해서다. 'H CORE'는 지진의 충격을 흡수해 지각의 흔들림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성능을 지닌 제품이다. 일반강재 대비 높은 에너지 흡수력·충격인성·용접성 등의 특성을 지녀, 이를 건축물에 적용할 경우 외부 충격으로부터 거주자의 안전도를 높이는 효과를 갖는다. 2012년 50만톤에 불과하던 내진 철강재 판매는 2015년 들어 100만톤을 돌파하는 등 다양한 건축물에 적용되고 있다. 한국도 지진에서 안전할 수 없다는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그 수요가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공모전을 통해 탄생한 H CORE는 '현대제철이 대한민국을 안전하게 만들어 나가는 중심(CORE)이 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가장 최근인 지난 7일에는 고강도강 브랜드인 울트렉스를 론칭했다. 현대제철의 울트렉스(ULTREX)는 ULtra + sTRength + EXcellent의 단어를 조합해 ‘외부 충격에 강한 단단한 철’ 이라는 의미로, 강도와 성형성이 대표적인 특징이다. 충격에 강한 초고장력강으로 자동차 내외판, 구조재 및 섀시 부품이 요구하는 특성에 최적화된 핵심소재로, 포스코의 기가스틸과 정면 대결하겠다는 의지의 산물이다. 울트렉스에 포함된 강종은 현재 개발 중인 3세대 강판 4종을 포함해 센터필러, 프론트 범퍼빔 등 자동차 주요 부위에 쓰이는 31종의 강종이 있다. 울트렉스의 대표적인 강종으로는 MS(MartenSitic)강, ACP(Advanced Complex Phase)강 등이 있다. 현대제철은 이 강종들 외에도 미래 핵심강종인 3세대 강으로 주목 받고 있는 AMP강, Q&P강을 울트렉스 강종으로 개발 중이다. 3세대 강은 기존에 개발된 초고장력강 보다도 한층 높은 인장강도와 연신율을 보유해 높은 충격 흡수는 물론 고성형성을 요구하는 부품에 널리 쓰일 예정이다.
이외에도 현대제철은 지난해 11월 내마모강 브랜드인 웨어렉스(WEAREX)를 출시했다. 고객 맞춤형 자동차 소재 서비스 브랜드 H-SOLUTION(에이치솔루션)을 지난해 선보이기도 했다.
동국제강의 대표 브랜드는 럭스틸이다. 합병 이전인 2011년 유니온스틸이 론칭한 철강업계 최초 컬러강판 브랜드다. 다양한 기능성, 미려한 디자인까지 갖추고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건축 내외장재용 컬러강판이다. 세계일류상품에도 선정되며 해외시장 확대에도 힘을 내고 있다.
동국제강이 지난 2018년 개발한 항균 컬러강판 '럭스틸 바이오'도 눈길을 끈다. 럭스틸 바이오는 특수 금속 세라믹 항균제 및 특수 첨가제를 이용하여 살균효과 및 항균효과를 극대화한 컬러강판으로 세균, 바이러스, 곰팡이의 서식을 억제한다. 항균성뿐만 아니라 청정기능(탈취)까지 갖춰 인체에 무해하며 반영구적인 살균효과를 제공한다. 특수 처리를 통해 단색 컬러강판뿐만 아니라 다양한 패턴의 프린트 및 입체 질감 컬러강판에 구현이 가능해 디자인까지 고려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수술실·제약회사·의료용 냉장고·요양병원·반도체 공장·쇼케이스·업소용 냉장 등 생활과 밀접하거나 세균에 민감한 공간의 내외장재로 폭넓게 적용되고 있다.
세아그룹은 세아창원특수강에서 공구강* 브랜드를 선보이고 있다. 시장과 고객의 니즈를 적극 반영한 신제품 개발의 일환으로, 내수 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 차별적 경쟁력을 효과적으로 알리기 위해서다. 브랜드는 DuRAH(듀라)와 DuMAC(듀맥)이 대표적이다. 공구강에서 가장 중요한 품질인 내구성(Durability)의 Du로 시작되는 이름을 갖고 있다. 내구성의 향상을 통해 고객의 금형 수명을 보장하는 차세대 공구강 메이커가 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열간공구강은 마지막 글자가 HOT의 H, 냉간공구강은 COLD의 C로 끝나게 작명함으로써 시각적으로 열간과 냉간을 쉽게 인지할 수 있도록 했다. 듀라는 표준강종 STD 61보다 열간 경도와 충격 인성 등이 월등하게 향상된 프리미엄 제품군과 용도별로 필요한 특성을 극대화했다. 듀맥은 표준강종 STD 11보다 경도와 인성 등이 월등하게 향상됐으며, 실수요가들의 소재 가공 시 추가 비용 부담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
* 공구강: 공구로 제조하기에 적합한 다양한 탄소강 및 합금강을 의미. 열간공구강은 장기간 고온에 노출, 냉간공구강은 실온에서 사용되는 것을 의미.
업계에서는 철강업계가 잇따라 브랜드를 론칭하면서 시장별, 제품별 경쟁도 더욱 세분화되고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적극적인 마케팅의 일환으로 브랜드 론칭이 많아지고 있다”며 “회사 이름으로만 영업 및 마케팅하던 시대가 끝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고객사들과 시장에서 원하는 제품을 브랜드화하는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수 밖에 없다”라고 덧붙였다.
멈춰섰던 용광로 다시 끓는다…세계 철강사도 기지개
2020.09.14 이데일리 (www.edaily.co.kr/news/read?newsId=03545686625900120&mediaCodeNo=257&OutLnkChk=Y)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위기에 빠졌던 세계 철강사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멈췄던 고로(용광로)를 다시 가동하려는 철강사가 늘고 있다.
세계 고로 34% 재가동…바닥 찍은 수요
14일 세계 철강 전문지 SBB 등 외신에 따르면 이달까지 세계 철강사의 고로 22개가 가동을 재개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한 직후 가동을 중단했던 고로가 72개였던 점을 고려하면 34%가 재가동에 들어간 셈이다. 지난 1분기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이동제한(lockdown) 조치 등으로 자동차를 비롯한 제조업 공장이 멈춰서자 후방산업인 철강사 역시 고로를 끌 수밖에 없었다. 고로 재가동은 그만큼 철강 수요가 바닥을 찍고 개선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코로나19 사태 전에 계획되긴 했지만 포스코 역시 지난 7월 광양제철소 3고로를 재가동했다. 개수공사*가 있었다고 해도 예정보다 한 달여가 빠른 시점이었다.
* 개수공사: 용광로 내 노후한 내화벽돌과 기타 부속설비를 교체하는 것
이를 반영하듯 세계 조강 생산량*(세계철강협회 집계)도 7월 1억5270만 톤(t)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7월에 견줘 2.5% 줄긴 했지만 올해 들어 월별 최대 규모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 철강 수급에서 주요한 중국이 코로나19 종식을 선언하면서 중국을 중심으로 철강 수요도 빠르게 회복하는 모습”이라며 “조업을 중단했던 다른 고로도 연말까지 생산할 재개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 조강 생산량: 쇳물 생산량. 가장 상공정으로 조강 생산량은 각 업체/국가별 생산량의 기준으로 여겨짐.
관건은 판매가…철강사, 올릴 수 있나
다만 철강사의 실적 개선을 장담하긴 어렵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철강업황이 조금씩 나아지곤 있지만 원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철광석 가격이 발목을 붙잡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11일 기준 철광석값은 톤 당 127.85달러로 연초 92.07달러보다 38.9% 뛰며 6년 내 최고치에 가까워졌다. 또 다른 원료인 강점탄 가격마저 반등하고 있어 철강사의 원가 부담은 더욱 커지는 상황이다.
철강제품 가격을 올릴 만큼 업황 개선세가 뚜렷하지도 않다.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웹세미나에서 “코로나19에 따른 일시적 수요 위축이 하반기 들어 다소 해소됐다지만 그 정도가 충분하진 않다”며 “철광석 가격이 강세를 보이는 데다 일본산 저가 수입재까지 유입되고 있어 철강사가 가격 전가력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맥 못 추는 철강업종, 하반기엔 회복할까
2020.09.10 매일경제 (www.mk.co.kr/news/business/view/2020/09/937467/)
철강업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즈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으로 인한 수요 감소와 철광석 가격 상승 등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철강업종의 타격은 기업 실적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POSCO는 지난 2분기 별도 기준으로 108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창사 이래 처음이다.
현대제철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140억원으로 1년 전에 비해 94% 감소했다. 그나마 건설산업에 공급되는 봉형강류**의 판매 호조로 증권가에서 예상했던 영업적자를 면했다.
* 연결재무제표(consolidated financial statements): 종속기업, 모기업 간 내부거래를 제거한 재무제표로 해당 기업이 외부 고객과 얼마나 거래를 했는지 효과적으로 구분. 특히 계열사를 여러개 거느리고 있고 지분구조도 복잡한 기업일수록 연결재무제표가 별도재무제표보다 훨씬 중요.
** 봉형강: 길게 뽑아낸 철강재. 대표적으로 철근.
고로사들의 실적 악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 건 글로벌 자동차산업의 생산 차질이었다. 2분기 들어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자동차 공장 셧다운에 철강제품의 판매량과 가격이 함께 곤두박질쳤다. 전경련은 지난 2분기 국내 철강업종의 해외 매출이 자동차용 강판* 수요 급감 탓에 1년 전보다 80.1% 감소한 것으로 집계했다.
* 자동차용 강판: 자동차의 차체를 구성하는 강철로 만든 판.
철강업황 악화는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올해 치러질 예정이었던 도쿄올림픽이 연기되면서 관련 시설 건설의 중단된 탓에 철강제품 재고가 남아도는 일본 철강업체들은 한국에서 밀어내기식 저가 공세를 펼치고 있다. 이에 POSCO는 조선업계와의 후판(두께 6mm 이상의 두꺼운 철판) 공급 가격 협상에서 올해 하반기 공급분에 대한 가격을 인하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선업계와의 협상에서 후판 공급 가격을 인하하기로 하기 전까지만 해도 철강업계는 후판 가격을 올려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가파른 철강 원재료 가격 상승을 제품 가격에 반영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실제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철광석 가격은 지난 2분기말 기준 t당 102.48달러를 기록해 석 달 동안 23.23% 상승했다. 3분기 들어서도 상승세가 꺾이지 않아 지난 주말 기준 t당 127.03달러로 치솟았다.
홍성우 KB증권 연구원은 "문제는 철광석 가격의 상승이 구조적이라는 데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고로는 생산 경직성이 강하고 세계 최대 철강 생산국인 중국이 사실상 풀가동하고 있어 철광석 수요가 견조*한 상황"이라며 "남반구 지역에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뒤늦게 확산되면서 주요 광산국들에서 생산 차질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 견조: 높은 상태에 머물러 있음.
중국 내 철강 수요의 증가와 이에 따른 철강제품 가격 상승에 철강업계는 희망을 걸고 있다.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확산 때문에 침체된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인프라 건설에 3조7500억위안(약 648조원)을 투자하기로 하면서 중국 내 철강 수요가 늘어났다.
백재승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 철강업체들은 내수 스팟 가격* 상승 하에서 가격 인상이 어렵지 않을 것"이라며 "최근에는 한국, 미국, 유럽 철강업체들도 대부분 가격 인상을 시도하고 있다. 특히 미국과 유럽은 실수요처에서 가격 인상을 받아들이지는 않고 있지만, 철강 물량 조절을 통해 유통 가격 상승 기조를 형성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 스팟 가격: 현물의 가격. 현물이란 현재 시세로 거래 계약을 체결하고 매매하는 상품을 의미.
다만 철강업종이 본격적으로 회복하려면 글로벌 경제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충격에서 완전히 벗어나야 할 것으로 분석됐다. 철강업계가 공급을 조절하는 식으로 올릴 수 있는 유통가격보다 자동차·조선·건설 등의 실수요 산업에 공급하는 가격 인상이 본격화돼야 실적이 본격적으로 회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백재승 연구원은 "철강업종이 본격적으로 힘을 낼 수 있는 인플레이션 국면의 도래까지는 최소 1~2년 이상이 소요될 전망"이라며 "현재로서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생산·수요 급감이 단기적으로 완화되는 과정에서 나타날 실적 회복에 기반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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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기술력 이외의 경쟁우위를 갖추기 위한 철강사들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내부적으로는 철광석 가격 상승으로 인한 원가 부담, 외부적으로는 일본산 저가 수입재 수입량 증가와 후방산업 수요 부진이라는 여러 리스크가 이어지며 철강사들의 변화의 필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수입재와의 가격경쟁, 장기적으로는 전세계 시장에서의 경쟁력에 대비하기 위해 철강사들은 자사 제품의 '브랜드' 구축에 힘쓰고 있는데, 이러한 노력의 성공 여부는 결국 최종 소비자의 인지 여부에 달려 있다. 최초의 산업재 마케팅인 '인텔 인사이드' 캠페인처럼, 철강사들도 브랜드 구축 후 최종 소비자에게 '어떤 채널'에서 '어떤 메세지'로 다가갈 것인지 역시 하루 빨리 고민해야 할 것이다.